◀ 앵커 ▶
정부는 어제 신규댐 후보지 9곳을 확정했습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홍수조절댐'으로, 극한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선 거대한 물그릇이 더 필요하다는 게 환경부가 내세운 이유인데요.
과연 그만큼의 효과가 있을까요.
기후대응댐을 검증하는 연속보도 세 번째.
차현진 기자가 이 댐들이 홍수를 잘 막아줄 수 있을지, 댐 말고 다른 대안은 없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 리포트 ▶
경북 예천의 용두천.
맑고 투명한 물이 골짜기를 따라 세차게 흐릅니다.
환경부는 이곳에 160만 톤 규모의 신규 댐 건설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홍수조절용이란 목적을 앞세웠습니다.
2017년과 2020년, 경북 예천은 많은 비가 내려 도심지가 잠겼습니다.
이에 예천을 가로지르는 한천 상류에 용두천댐을 지어 방류량을 조절한다면, 하류 시가지의 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입니다.
하지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침수피해가 발생했던 2017년과 2020년 한천 수위는 홍수가 발생할 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2백 년 빈도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던 2023년 7월에도 홍수 방어 수위엔 다다랐지만 제방을 넘지 않았습니다.
즉, 하천 범람은 없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도심지의 배수가 제대로 안 됐던 점이 홍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돼왔습니다.
[백경오/한경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예천 읍내에서 발생한 침수는 '내수가 잘 빠지지 않아서 발생한 홍수 피해다'라고 얘기할 수가 있고요. 근데 상류에 댐을 만들면 내수 배제랑은 아무 관계가 없고‥"
게다가 홍수기에 활용할 수 있는 댐도 이미 예정지 가까이 존재합니다.
용두천댐 후보지에서 대략 5km 떨어진 곳에 한국수력원자원이 관리하는 예천 양수발전댐이 있습니다. 용두천 댐의 6배 규모로 총 저수용량은 900만 톤입니다.
[허재영/전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우리나라에는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댐이 많이 있고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관리하는 발전용 댐도 있고요. 그러한 댐들을 유기적으로 잘 활용하면‥"
예천군청은 "양수발전댐이 발전을 목적으로 건설된 탓에 방류량을 대폭 늘릴 수 없어 불가피하게 추가 댐 건설을 환경부에 건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엔 경북 김천에 신설이 확정된 1,600만 톤 규모의 감천댐.
역시 불과 3km 떨어진 곳에 부항댐이 가동 중입니다.
최근 20년간 이 지역엔 홍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몇 년 전엔 200년 빈도의 극한 호우에 대비하겠다며 제방도 보강했습니다.
[이상준/감천댐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지자체도) 이게 감천에 대해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으면서 또다시 이거 필요 없는 거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이 댐을 하려고 하니까는‥"
환경부는 "강 유역면적을 고려해 적정 규모의 댐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홍수 방어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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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현진

[댐연속기획③] '이미 6배 규모 댐 옆에 있는데'‥홍수는 꼭 댐 신설로만 예방?
[댐연속기획③] '이미 6배 규모 댐 옆에 있는데'‥홍수는 꼭 댐 신설로만 예방?
입력
2025-03-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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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3-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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