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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최훈 기자

강원랜드 사기도박 포착

강원랜드 사기도박 포착
입력 2009-07-17 01:29 | 수정 2009-07-1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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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단 몇 번의 카드 게임으로 수십억 원을 따가는 수상한 게임에 대해 저희 기자가 계속 추적하던 중 그 비밀을 풀어줄 동영상을 입수했습니다.

    역시나 직원이 개입돼 있었습니다.

    최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수상한 게임이 벌어졌던
    강원랜드 카지노의 VIP 게임방.

    손님 6명이
    '바카라'라는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베팅 최대한도인 1인당 천만 원씩
    동시에 6천만 원을 풀베팅하더니,
    100%에 가까운 승률로 단 2시간여 만에
    모두 25억 원을 땄습니다.

    그 이후로도 이들은
    강원랜드를 수시로 출입했고,
    확인된 것만 4차례에 걸쳐
    모두 55억 원을 따갔습니다.

    기적 같은 승률로
    누가 봐도 사기도박으로 의심됐지만
    수법을 파악하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입수한 새로운 동영상에
    그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게임을 앞두고
    딜러가 테이블에 몸을 바짝 갖다 댄 다음
    카드를 섞기 시작합니다.

    양손의 카드 패를 서로 섞는 겁니다.

    그런데 카드를 섞는 속도가
    이상하게도 눈에 띄게 느립니다.

    ◀SYN▶ 전직 마카오 딜러
    "저렇게 안 하거든요, 보통. 왜 굳이...
    특이할 정도로 천천히 하네요."

    단 1초 만에 카드를 섞는
    정상적인 방법과는 달리,
    카드를 모두 섞는 데 4분 넘게 걸렸습니다.

    수백 장의 카드를 일일이 한 장씩 한 장씩
    천천히 넘기는 겁니다.

    ◀SYN▶ 전직 강원랜드 간부
    "셔플(카드 섞기)은 회사규정 상도
    저렇게 할 수가 없게 돼 있고, 저럴 때는
    플로어(책임자)가 '딱' 중지 시키고
    '셔플 왜 그렇게 해, 다시 해!'라고
    시켰어야 되는 거예요."

    이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카드를 천천히 넘기면서
    초소형 몰래 카메라로 카드의 숫자를 촬영해
    카드 배열 순서를 파악하는 겁니다.

    몰래 카메라는 딜러의 복부 쪽 단추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SYN▶ 전직 마카오 딜러
    "왜 굳이 한 장 한 장씩 카드를
    들어가면서까지 자기 쪽으로 비추잖아요.
    원래 카드는 숫자가 보이면 안 되거든요."

    딜러는 모든 카드가 순서대로
    잘 찍히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듯
    계속해서 내려다보고,
    2장이 한꺼번에 넘어갈 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SYN▶ 전직 강원랜드 간부
    "카드가 두 개만 끼어도 숫자(순서)가
    완전히 바뀌어 버리거든요.
    그 다음에 나올 게임의 판도가 (달라지죠.)"

    실제로 가능한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동영상에 나온 대로 카드 섞기를 해봤습니다.

    카드를 한 장씩 넘기면서
    몸쪽에 설치한 소형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카드의 한 귀퉁이만으로도
    숫자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촬영한 테이프를 재생하며
    순서대로 숫자를 받아 적었습니다.

    그런 다음 받아 적은 숫자와
    실제 카드 순서를 비교해 봤습니다.

    ◀SYN▶
    "6, 0, 0, 2, 2, 7..."

    처음부터 끝까지 카드의 숫자가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카드 순서를 다 알다 보니,
    게임에서 이기는 건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해당 딜러는 카드를 섞은 뒤
    별다른 이유 없이 바로 다른 딜러와 교체됐고,
    손님들은 잠시 시간을 달라며
    20분 동안 게임을 중단시켰습니다.

    그동안 몰래카메라 동영상을 보고
    카드 순서를 파악한 걸로 보입니다.

    ◀INT▶ 사기도박 전문가
    "20분 인터벌(중지) 주는 게 안에서
    분석을 해야 되거든요. 다음, 다음에
    뭐가 나오는지 다 적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것 하는데, 10분~20분 걸리죠."

    그리곤 20분 뒤 다시 게임이 시작되자
    화면 아래쪽 빨간 옷을 입은 남자가
    규칙적인 행동을 반복합니다.

    테이블에 양손을 내려놓으면
    손님들이 '뱅커' 쪽에 돈을 걸고,
    손을 뺨에 대고 있으면,
    손님들은 '플레이어'에 베팅합니다.

    물론 어김없이 손님들이 돈을 땁니다.

    외부에 있던 누군가가 이 남자에게
    무선기기로 이미 파악한 카드 패를
    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SYN▶ 사기도박 전문가
    "모니터를 보면서 적어서, 휴대폰
    (진동기)으로 송신을 해주는 거죠.
    안에 게임하러 들어간 사람한테.
    이쪽(왼쪽 주머니)이 울리면 플레이어,
    이쪽(오른쪽)이 울리면 뱅커."

    검찰도
    카지노 직원들과 손님들이 미리 짜고
    이 같은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챙겨
    강원랜드 측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게임을 주도했던 손님 홍 모 씨와
    카지노 딜러 이 모 씨 등을 최근 소환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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