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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에서 망명한 북한 유학생 김지일씨 결혼[황외진]

옛 소련에서 망명한 북한 유학생 김지일씨 결혼[황외진]
입력 1992-05-26 | 수정 199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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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소련에서 망명한 북한 유학생 김지일씨 결혼]

    ● 앵커: 지난 90년 옛 소련에서 유학 중에 한국으로 망명했던 북한 유학생 김지일씨와 우크라이나 출신부인 왈냐 로즈마나양이 오늘 서울에서 뒤늦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황외진기자가 결혼식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국경과 이념의 벽을 넘어 이룬 사랑에 보내는 하객들의 축하는 뜨거웠습니다.

    북한청년을 사랑한 딸 때문에 마음 조려야 했던 왈냐양의 부모는 백년가약의 초에 불을 붙이고 딸의 서울에서의 삶을 축복했습니다.

    옛 소련 우크라이나의 하리코브 공대에 유학 중이던 평양의 엘리트 청년 푸쉬킨과 프스테르나크를 좋아하던 우크라이나 처녀 왈냐 로즈코나 유학중의 만남은 두 사람의 운명을 바꿔 놓았습니다.

    금지된 사랑에 눈을 뜬 평양출신의 엘리트 청년은 결국 90년 3월 망명의 길을 선택했고 그가 믿은 것은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이미 그에게는 왈냐와의 사이에서 난 딸 연하가 있었습니다.

    ● 왈냐 로즈코나양: 행복하다.

    고맙다.

    1.2년 뒤엔 잘 생긴 아들을 신랑에게 선사하겠다.

    ● 기자: 오늘 두 사람이 새 출발하는 자리에는 도네츠크 공대 유학 중 함께 마련한 정현씨를 비롯 연세대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모스크바 대학생들이 참석해 두 사람을 축복했습니다.

    평앙과 하리코브 그리고 서울을 잇는 이념과 국경을 넘은 행복한 결합으로 끝을 맺었지만 신부의 폐백을 받아야 할 시부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완강히 버리고 선 분단의 그림자는 한쪽의 부모를 벽 넘어에 남겨둔 채 심장 한구석에 허전함으로 남았습니다.

    MBC뉴스 황외진입니다.

    (황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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