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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폐수, 하수로 죽어가는 미호천[김기수]

폐수, 하수로 죽어가는 미호천[김기수]
입력 1991-12-30 | 수정 199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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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수, 하수로 죽어가는 미호천]

    ● 앵커: 환경오염의 파괴는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땅, 그 설 땅을 파괴한다는 차원에서 온 국민의 지속적인 자각과 감시가 필요합니다.

    MBC 뉴스데스크도 끊임없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마는 당국의 형식적인 오염방지책, 그리고 나 하나쯤 괜찮겠지 하는 무책임과 이기주의가 계속 우리의 산하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군데서 올라온 환경오염, 자연 파괴의 현장을 고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청주문화방송 김기수 기자가 금강 최대의 지류인 미호천이 지금 어떻게 돼버렸는지 자세하게 보도합니다.

    ● 기자: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계속돼도 극심한 오염 때문에 전혀 얼어붙지 않는 청원군 옥산면 가락리 미호천입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은빛모래와 맑은 물속에서 주민들이 물고기를 잡으며 멱을 감던 이곳 미호천은 청부와 청원, 진천, 괴산지역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오염되기 시작해 이제는 청주공단 107개 업체를 비롯한 230여개 업체가 배출하는 폐수와 청주시의 생활하수로 하천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썩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하천바닥은 마치 석탄을 두껍게 깔아놓은 것 같은 시꺼먼 퇴적물이 30cm 정도씩 쌓여 오염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 신도봉 씨(청원군 옥산면 가락리): 옆에만 가도 냄새가 나고 근처만 가도 오염찌꺼기 때문에 사람이 걸어다니면 다리가 근지러워서 딴 물에다 닦아도 또 그냥 무슨 피부병이 생기는 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고 좋지 않습니다.

    ● 기자: 충북대학교에 설치된 수자원 수질연구센터에 따르면 미호천의 수질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 즉 BOD가 10PPM을 훨씬 웃돌아 농업용수로도 부적합 할뿐만 아니라 용정산소량의 경우 0.2㎎/L로 사람 이용할 수 있는 최저기준치에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오염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미호천이 죽어가자 행정당국에서는 공단폐수처리장을 증설하고 청주 하수종말처리장을 새로 만드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염의 상처가 너무 깊은데다 상류지역에 공장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천렵하던 미호천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시각입니다

    (김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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