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대 학력고사 출제 난이도 논란]
● 앵커: 이미 끝난 이번 전기대 학력고사는 여러 차례 보도를 해드린 대로 쉽게 출제가 되어서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큰 도움이 줬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위권대학의 경우에는 동점자들이 많이 있어서 학생선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함으로써 이른바 실력차이를 분별해내는 변별력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회부 양현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이번 전기대 시험을 치루고 나온 수험생들의 반응은 한결 같이 쉬웠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본 결과 각 대학 측의 발표대로라면 300점 이상의 고득점자가 만5,000명을 넘어서고 합격선도 최소한 20점 내지 30점 이상이나 올랐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학력고사 난이도에 대한 시비를 불러일으켰습니다.
● 박래창 교사(중대부고): 교과서 기본내용 지도만으로서 대학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시험이니까 과외라든가 특별지도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전인교육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기자: 그러나 학생선발권을 가진 대학, 특히 상위권대학들은 시험이 지나치게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실력을 가려낼 변별력을 잃었다며 중앙교육평가원이 학력고사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백충현 교무처장(서울대학교):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실수를 안해야 되는 이러한 문제점이 하나 있었고 그다음에 많은 학생들이 많은 문제에 있어서 거의 다 맞췄기 때문에 결국은 몇 문제가지고서 성패를 가름할 수밖에 없는 이점이 문제였습니다.
● 기자: 이에 대해 학력고사출제를 담당하고 있는 중앙교육평가원은 대학들이 수학만점자가 수두룩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수학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몰리는 포항공대에 문의한 결과 수학만점자는 정작 8명밖에 되지 않았다며 대학 측의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 오덕렬 원장(중앙교육평가원): 대학에 진학을 희망하는 사람을 93만으로 본다면 한 1.3%정도의 수자입니다.
그러니까 100명이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면은 약 1명 정도가 고득점자라고 하는 소위 300점대에 이르게 됩니다.
이 300점이라고 하는 것은 100점 만점으로 할 때 88점 받은 사람이 결국 100명 중에 하나 꼴이다 이렇게 해서 결코 그렇게 많은 선은 아니다.
● 기자: 중앙교육평가원은 이번 학력고사문제가 쉬웠던 것은 학력고사의 난이도조정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출제구조를 바꿨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출제 위원과 고등학교 교사들로 구성된 검토위원들이 함께 작업을 하면서 문제출제에 있어서 대학교수들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을 철저하게 분리시킴으로써 고등학교 현장의 목소리와 시각을 보다 많이 담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중앙교육평가원은 이 같은 출제방식을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어서 학력고사고득점현상은 당분간 필연적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입시관계자들은 중앙교육평가원의 이 같은 방침에 찬성을 하면서도 학력고사가 선발의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상위권학생들을 위한 변별력의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양현덕 기자)
뉴스데스크
전기대 학력고사 출제 난이도 논란[양현덕]
전기대 학력고사 출제 난이도 논란[양현덕]
입력 1991-12-30 |
수정 1991-12-30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