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벼운 사건으로 둔갑시킨 시내버스 사고]
● 앵커: 시내버스가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인도를 걸어가던 행인을 치여 숨지게 했으나 경찰이 이를 가벼운 사건으로 둔갑시킨 것이 피해자 가족의 진정에 따라 밝혀짐으로써 검찰이 수사해 나섰습니다.
임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61살 최동원씨는 지난 1월 15일 밤 9시 반쯤 이 동네 서울승합버스 종점 앞 인도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종점으로 진입하던 이 회사 소속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습니다.
경찰은 당초 이 사고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8대 중과실인 중앙선 침범으로 처리하고 검찰 송치 기록에도 중앙선 침범으로 해서 검찰에 수사 기록을 넘겼으나 정작 경찰서 비치 기록인 교통사고 처리대장에는 중앙선 침범을 지우고 뒤늦게 단순한 안전 운전 불이행으로 고쳐서 기록하는 등 사고를 축소 조작했습니다.
사고가 난 강동구 명일동 서울 승합버스종점 앞도로입니다.
사고 당시 이곳에는 중앙선이 그어져있었으나 사고발생 일주일 뒤인 지난1월 22일 보시다시피 20m 가량의 중앙선이 산소용접기로 지워졌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는 경찰의 교통법규상 전혀 근거가 없는 두 줄 황색 점선을 50m가량 그어놓아 시내버스 중앙선 침범을 공공연히 방조한데다 주택가가 밀집돼있어 행인들이 통행이 많아 항상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 허삼순(명일동 주민): 차가 무대포로 중앙선을 침범하고 그러는데 너무나 위험한 점이 많아요.
● 장정희(주민): 굉장히 아저씨들이 막 급회전을 해서 들어오시고 또 네거리에 운행하는 차량도 많고 사람도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위험성을 굉장히 느끼고 아이들 같은 경우는 데리고 다닐 경우에도 마음이 조마조마 해요.
● 기자: 서울지방 검찰청 동부지청은 김명건 검사는 오늘 피해자 가족을 불러 사고 진상을 재조사하는 한편 경찰이 교통사고를 조작한 경위와 중앙선을 지운 경위 교통법규상 근거가 없는 불법 두 줄 황색 선을 그은 경위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정환입니다.
(임정환 기자)
뉴스데스크
경찰이 가벼운 사건으로 둔갑시킨 시내버스 사고[임정환]
경찰이 가벼운 사건으로 둔갑시킨 시내버스 사고[임정환]
입력 1989-03-13 |
수정 198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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