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표정]
● 앵커: 이번에 우리나라 상주대표부가 설치될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표정을 현지에 파견된 MBC뉴스 김종국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 기자: 예, 헝가리 하면 흔히들 헝가리안 랩소디와 건너다보이는 국회의사당 앞을 흐르고 있는 다뉴브 강의 우수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만 헝가리는 결연해야 할 때를 갈 줄 아는 가장 지혜로운 나라라고 유럽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외무성에서 두 나라의 합의문을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코모로츠키 이스트반 씨의 표정에서도 나타나듯, 32년 간 이 나라를 지배해온 카다하르가 지난 5월 실각한 후 집권한 그로스 당 서기장의 헝가리 개혁시대의 첫 신호인 헝가리와 한국의 상주대표부 설치 합의는 개혁을 향한 헝가리인 들의 열망과 결연함이 담긴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코모로츠키(외무성 대변인): 통상 등의 분야에서 관계 증진을 위해 서울과 부다페스트에 대표부를 설치키로 했다.
● 기자: 부다페스트의 가을을 재촉하는 촉촉한 비가 다뉴브 강에 짙은 안개를 만들어내고 있는 오늘 아침, 이 곳 라디오 마자르는 유난히 많은 시간을 서울올림픽 소식에 할애하면서 서울과 부다페스트의 새로운 출발, 그 관계가 이제 곧 열릴 것이다 라고 보도했고, 이 곳 당 기관지인 냅자 바자지와 나자르 넴제트, 그리고 정부기관지인 마자르 히랖지도 같은 내용을 1면 중간통에 싣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대한항공기가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헝가리 선수단을 싣고 가는 모습을 TV를 통해 감명 깊게 보았다는 마자르 텔레비전의 국제사업담당인 바로티 여사는 오늘 아침 참으로 오랜만에 기다려지는 뉴스를 들었다고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마담 바로티(마자르 TV): 체제가 다른 두 나라 간의 관계 정립은 상호 이해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 기자: 한편 상주대표부 설치 합의가 발표되자 부다페스트에 주재하고 있는 한국무역관과 일부 기업들의 손길이 점차 바빠지고 있으며, 우리 상품에 대한 문의가 차츰 늘어나고 있어 두 나라 사이의 경제 협력에 관한 현안이 가장 큰 관심인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10개의 화살이라는 뜻이라는 헝가리.
9세기 경 우랄산맥 부근에서 용맹을 떨치던 마자르족이 남하하면서 10개의 화살을 쏘아 닿는 땅을 영토로 삼았다는 헝가리.
이제 영토 확장이 아닌 페레스트로이카, 그 개혁을 향한 11번째 화살을 쏘려는 헝가리인 들의 몸짓은 서울과 부다페스트에서 자못 큰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MBC뉴스 김종오입니다.
(김종오 기자)
뉴스데스크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표정[김종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표정[김종오]
입력 1988-09-13 |
수정 198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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