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본드 흡입 문제 심각]
● 앵커: 수년 전부터 날로 심각해져 온 청소년들의 본드 흡입 문제가 최근에는 이 본드를 마시고 환각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그런 경우를 밝혀냈고 심지어는 이 본드를 흡입하다가 죽기 까지 한 그런 사건도 생겼습니다.
김경중 기자의 취재입니다.
● 기자: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드를 마셔온 한 청년이 공업용 본드를 마시다 중독도 숨진 북한 산 현장입니다.
본드 때문에 고2때 학업을 그만 둔 20살의 이 청년은 두 번이나 경찰에 구속되고 세 차례에 걸쳐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본드 흡입을 끊지 못하고 어제 낮 끝내 숨졌습니다.
중앙대 의대 민병근 교수팀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20% 정도가 야산이나 빈집에서 본드를 흡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흡입하는 본드에는 톨로엔과 초산 에칠 등 독성이 강한 물질이 들어있어서 사람 몸에 지극히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박두병 박사(중대 부속 병원): 골수나 대뇌 간장 신장 등의 조직을 파괴해서 회복 불능의 상태로 빠뜨릴 수 있겠고 전신 경련 상태라든지 혹은 혼수상태에 뒤이어서 호흡중추가 마비돼 심지어는 사망하는 경우까지도 이를 수 있게 되겠습니다.
● 기자: 청소년의 본드 흡입은 건강에 해로운 것도 문제지만 환각상태에서 각종 범죄를 저지른 다는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서울시 경찰국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본드 흡입으로 입건된 청소년은 모두 368명으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환각 상태에서 절도와 폭행 등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이 본드는 문방구 같은 곳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범죄의 유혹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같이 청소년들의 본드 흡입 문제가 심각해지자 학교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 최근 서울 신정 경찰서는 본드 문제만을 다룬 소책자를 만들어 관내 각급 학교 등에 나눠주며 계몽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 오일봉 총경(신정 경찰 서장): 온 국민이 일체가 돼서 청소년을 보호하는 데 지름길이 돌 수 있도록 책자를 만들었습니다.
● 기자: 범죄는 물론 죽음까지도 가져오는 본드의 환각으로부터 우리의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 모두가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MBC뉴스 김경중입니다.
(김경중 기자)
뉴스데스크
청소년 본드 흡입 문제 심각[김경중]
청소년 본드 흡입 문제 심각[김경중]
입력 1988-03-07 |
수정 198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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