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 유진오 박사 일대기]
● 앵커: 현민 유진오 박사는 정계와 문단 그리고 학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현민의 일대기를 신용진 기자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기자: 창밖에는 직선제 개헌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 폭우가 쏟아지는 날 현민은 헌정의 산파로서 문단의 거목으로서 선 굵은 정치인으로서 다재다능했던 81평생을 마쳤습니다.
30년대 현실과 타협할 수 없는 식민지 지식인의 창백한 고뇌를 그린 김강사와 T교수, 장년의 필치로 유년의 향수를 담담하게 그린 창랑정기는 계급주의 문학에서 인간 본연의 논리에 이르는 폭 넓은 문학세계로 현민을 문단의 독보적인 존재로 부각시켰습니다.
문학에 심취했던 현민은 정부수립과 더불어 제헌헌법을 기초하고 법제처장을 역임했으며 고려대 총장에 취임한 직후 저술한 헌법회의와 헌법강의는 당시 법학도라면 반드시 읽어야했던 명저로 손꼽혔습니다.
20년 전 67년 현민은 정치 일선에 부상하면서 신민당 당수와 국회의원 신민당 고문 등 생애 후반을 정치가로서 민주 발전에 헌신해왔습니다.
● 박순천 여사 추도사 낭독(1983년): 선생은 정치에 몸을 담고 계신 동안 계속 야당인으로서 격렬한 투쟁의 일선에서 싸우셨지만 선생의 뜻은 선생의…
● 기자: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서 싸우던 현민은 그러나 70년 병마가 덮치면서 사실상 정계를 은퇴했고 이후 통일원 고문과 국정자문위원을 역임하면서도 위국위민의 일관된 정치철학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 홍종인(원로 언론인): 드물게 볼 수 있는 넓은 지혜를 가졌고 깊은 총명을 발휘하신 분입니다.
그의 전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법학이라고 했지만 반드시 법학이라는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국사 사회의 역사 발전에 기반이 되는 한 테두리를 잡아나가는 법학이라고 하겠어요.
● 김상협(대한적십자사): 아주 두뇌가 명석하고 예리해요.
이론은 정연하고 그러나 언제나 행동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하는 분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도 지극히 상식적인 선생님의 행동의 방식 이것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기자: 83년 12월26일 뇌혈전증으로 쓰러져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현민은 기나긴 투병생활 동안 혈기 넘치고 재주 많았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학도가와 선구자를 즐겨 불렀습니다.
투병생활 3년 반이 지나 민주헌법 제정으로 민주화를 이뤄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오늘, 민주화의 큰 별이 떨어졌습니다.
MBC뉴스 신용진입니다.
(신용진 기자)
뉴스데스크
현민 유진오 박사 일대기[신용진]
현민 유진오 박사 일대기[신용진]
입력 1987-08-30 |
수정 198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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