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세계
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로커비 테러사건,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나

로커비 테러사건,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나
입력 2012-05-21 10:16 | 수정 2012-05-21 10:16
재생목록
    로커비 테러사건의 진실은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을 것인가. 지난 1988년 12월 런던발 뉴욕행 미국 팬암 여객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갑자기 공중 폭발했다.

    당시 기체 잔해가 1천200㎢ 범위에서 발견될 정도로 폭발은 강력했고, 승무원을포함한 승객 259명 전원과 로커비 주민 11명 등 총 270명이 사망했다.

    이중 미국인은 189명이나 됐다.

    사건의 배후를 놓고 설들이 분분했다.

    미.영 합동수사팀은 걸프전이 끝난 91년 11월 지난 3년간의 조사를 마무리지으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이 참사의 배후에 있다고 판단했다.

    1986년 독일 베를린 미군 전용 디스코텍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한 것과 관련, 미 당국이 사건 배후로 리비아를 지목해 공습을 단행한 것에 대해 카다피가 보복 차원에서 팬암기 폭파를 지시한 것이라고 수사팀은 결론내렸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는 리비아의 몰타주재 정보요원 2명이 지목됐다.

    용의자는 알아민 칼리파 파미하 몰타항공 대표, 항공사 직원으로 위장한 리비아 정보요원 압델 바셋 알리 모흐멧 알 메그라히였다.

    이들이 시한폭탄을 숨긴 카세트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몰타에서 뉴욕으로 탁송, 런던에서 팬암기에 실리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카다피는 미국의 용의자 신병 인도 요구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자 리비아에 대한 유엔 차원의 강력한 경제제재가 가해졌다.

    리비아는 결국 99년 알 메그라히를 스코틀랜드 법정에 넘기고 대량살상무기 계획도 포기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란의 소행이라는 관측도 적지않았다.

    이란은 그해 여름, 미 해군이 페르시아 만에서 이란 여객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한 사건과 관련, 보복차원에서 테러를 감행했을 것이라는 의혹이었다.

    심지어 미 시사주간지는 미 정보기관의 공작설을 추적보도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팬암기 폭파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개입 여부는 끝내 밝혀지지 않은채 지난해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팬암여객기 폭파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알 메그라히도 20일 지병인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

    앞서 스코틀랜드 법원은 지난 2001년 네덜란드 캠프자이스트 미군기지에서 열린재판에서 두 명의 용의자 중 메그라히에게만 유죄를 선고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스코틀랜드 교도소에서 8년 간 복역했다.

    하지만 2009년 8월 전립선암 3기로 수명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에 따라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됐다.

    그후 리비아로 돌아가 트리폴리에 거주했고 내내 침묵했다.

    그가 사망함으로써 이제 사건의 진실을 움켜쥔 핵심인물들은 모두 사라졌다.

    사건은 영원히 미궁에 빠질 개연성이 높아진 셈이다.

    팬암기 폭파사건때 동생을 잃은 버트 암머맨은 "알 메그라히는 팬암기 폭파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라며 "누가 그 사건에 개입했고, 어떤 다른 국가들이 연루돼 있는지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팬암기 사건으로 딸을 잃은 짐 스와이어는 BBC방송에 "메그라히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할 충분한 정보가 있다"며 "이제는 스코틀랜드 정부가 메그라히의 유죄 판결을 서두른 이유에 대해 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팬암기 사건 영국인 희생자가족 대변인 대이비드 벤-아이레아는 "알 메그라히가유죄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그도 로커비 사건의 271번째 희생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알 메그라히 변호인들도 "그는 희생양일 뿐이며, 진짜 배후에는 이란을 대신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AP는 전했다.

    알 메그라히의 형제인 압델하킴은 "메그라히가 카다피의 희생양이었다"면서 "카다피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웠다"고 말했다.

    알 메그라히 본인도 생전에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로커비 사건 재판은 한편의 광대극"이라며 "내가 재판을 받았던 네덜란드 미군기지는 수많은 거짓말쟁이들의 집합소였다"고 비난했다.

    아닌게아니라 알 메그라히가 로커비 사건의 진범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점이 많다.

    관련 증거는 사건 6개월 뒤 발견됐다는 기기 파편과 셔츠 조각, 셔츠를 리비아 요원에 팔았다는 몰타 상인의 증언이 전부다.

    게다가 메그라히 기소에 결정적 역할을 한 증언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미국과 영국이 수사 상황을 3년간이나 숨긴 사실도 의혹을 낳고 있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리비아를 범죄국가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조작해 메그라히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한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알 메그라히 사망을 계기로 이런 의혹들이 또다시 불거져 나오자 20일(현지시간)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AFP 통신은 그러나 로커비 사건의 주범 알 메그라히가 사망하면서 이 사건의 진실이 영원히 묻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메그라히의 죽음과 함께 로커비 사건의 진실도 영원히 묻힐 것이라는 얘기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