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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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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가보다 싸게 파는 구조가 낳은 전력 갈등

구입가보다 싸게 파는 구조가 낳은 전력 갈등
입력 2012-08-29 20:42 | 수정 2012-08-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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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한국전력이 전력거래소 등을 상대로 4조원대의 소송을 내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거래소가 이를 반박하면서 전력거래 시장의 두 `공룡'이 맞붙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력업계는 양측의 갈등이 전력을 구매가격보다 싸게 파는 구조에서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시장은 전력거래소, 한국전력, 발전회사로 구성된다.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와 민간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력을거래소를 통해 사들인다.

    과거에는 발전소를 직접 소유·운영하며 생산과 판매를 겸했지만 2001년 4월 발전회사가 분할되면서 이들로부터 전력을 사서 되파는 처지가 됐다.

    전기요금 인상이 강한 규제를 받다 보니 구매가격보다 판매가격이 비싸진 게 문제의 시작이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한국전력은 전력 1㎾h를 102.65원에 사서 93.27원에 팔았다.

    이 때문에 한전은 작년에만 3조5천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한전은 전기요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물가 안정과 산업계 부담 경감을 이유로 한 정부 규제 때문에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 소액주주가 요금이 너무 싸서 회사가 손해를 봤다며 김쌍수 전임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등의 압박 수위가 고조돼 적자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연내에 추가 인상을 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올해 추가 인상은 없다"고 단언해 한전은 구매가격 인하에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한전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전력 가격을 책정할 때 활용하는 정산조정계수가 잘못 산정됐다는 것이다.

    조정계수는 발전사들의 이윤 폭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한전과 발전 자회사의 재무 불균형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조정계수가 발전회사에 유리하게 조정돼 전력 구입비가 상승했다는 게 한전의 주장이다.

    결국에는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발전회사와 공유하자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발전회사와 전력거래소는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전력시장 운영기관인 거래소는 당장 거액의 소송을 당할 처지이기도 하지만 비용평가 위원회의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조정계수를 한전의 주장대로 조절하면 결국 발전회사의 이윤이 줄어든다.

    발전회사는 발전소 유지보수나 신규 투자 등에 필요한 비용 등을 고려해 투자보수율과 조정계수를 결정하고 있고, 한전의 주장대로라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반발한다.

    이들은 한전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만 전력 구매가격을 낮추는 것은 무리한 시도라고 본다.

    발전 회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시장형 공기업이라서 정부로부터 매년 경영 평가를 받기 때문에 우리도 실적을 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전력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전력시장을 도입했다면 연료비 인상 부담이 발전 사업자에게서 판매사업자(한전)에게 전달되고, 종국에는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게 맞다"며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를 조속히 요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이 실제 소송을 낸다면 결국 한전과 발전회사의 제로섬 게임을 전제로 하는셈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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