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문화연예
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아중 "신음소리 진지하게 연기했어요"

김아중 "신음소리 진지하게 연기했어요"
입력 2012-11-29 16:29 | 수정 2012-11-29 22:02
재생목록
    김아중 "신음소리 진지하게 연기했어요"
    배우 김아중이 '미녀는 괴로워'(2006) 이후 6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뚱뚱한 외모 때문에 괴로워하다 수술을 통해 미녀로 완벽 변신하는 드라마틱한 인물을 보여줬다면, 이번 영화 '나의 PS 파트너'에선 훨씬 평범한 20대 후반의 여자를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 연기도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다.

    영화 제목의 PS는 폰 섹스(PhoneSex)의 줄임말. 제목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듯 이 영화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남녀가 전화로 만나 성적인 농담을 나누다 서로의 마음을 열고 진짜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김아중은 실수로 전화를 잘못 건 상대방(지성 분)을 남자친구로 착각, 신음을 내며 유혹하는 연기로 영화의 막을 연다.

    '미녀는 괴로워'에서도 성형외과 의사를 '폰 섹스'로 꼼짝 못하게 하는 연기를 했으니 6년 만에 비슷한 상황을 또 연기한 것. "'미녀는 괴로워'에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자애가 조금 귀엽게 풀어내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진지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웃음). 감독님도 노련하게 하기를 주문했고요." 영화 개봉을 앞두고 29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오랜만의 복귀작으로'19금'의 야한 영화를 고른 이유를 물었다.

    "시나리오를 작년 여름쯤에 받았어요. 되게 과감하게 연애 얘기를 풀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여주인공 캐릭터가 여태까지 제가 해왔던 역할들처럼 독특한 설정에 기대지 않고 평범한 제 나이 또래의 여자라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전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오히려 저한테는 평범한 캐릭터가 특별하더라고요. 오랜만에 하는 거니 관객들이 나한테 봤던 모습을 친숙하게 한 번 더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아주 똑같기보다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신음이나 베드신이 어렵진 않았는지 묻자 쿨한 대답이 돌아왔다.

    "작품 선택을 하고 나면 연기할 때 자의식을 많이 생각하지 않는 편이에요. 편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요. 이런 영화에서 저를 개인 김아중으로 봐주면 여자로서 창피할 것 같지만, 연기라는 방패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상대 배우 지성이 더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한다.

    "사실은 지성 오빠가 더 많이 긴장한 것 같아요. 이런 영화를 처음 해보니까 더그랬던 것 같고요. 그리고 저보다는 함께 나온 신소율(극중 지성의 전 여자친구를 연기한 배우) 씨가 더 힘든 장면이 많아서 걱정이 됐고요, 그 친구가 저보다 동생이고 후배인데 그 앞에서 괜히 엄살 피우면 더 미안해지니까 안 그러려고 노력했어요." 김아중은 '미녀는 괴로워'로 661만 관객을 동원하며 '로맨틱코미디 퀸'으로 떠올랐지만 이후 스크린에서는 뜸했다.

    지난해 세금 과소 납부로 국세청에서 추징금을부과받으면서 공백이 좀더 길어졌다.

    "공백이 길기는 한데 늘 작품을 찾고 있기는 해요. 저한테 들어오지 않은 시나리오도 많이 찾아서 보는 편이고요. 사실 작년에는 개인적으로 일이 많았고 예기치 못했던 일들도 벌어져서 사실 몇 작품 하려고 했던 걸 고사했어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영화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생각으로요. 그래서 작년 여름에 이 영화도 한 번 거절했는데 감독님이 많이 기다려주셨고 영화사 측에서도 그런 상황들을다 알면서도 오히려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게 됐죠." 그는 "(국세청 추징) 기사가 나간 시점은 어리둥절한 상황이었고 매니저나 소속사도 없어서 성실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완벽하게 해결됐다"고 해명했다.

    연예 활동을 조금 쉬는 사이에 그는 학업에 매진했다.

    고려대 언론대학원을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땄다.

    "친구들이랑 많이 어울리고 일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연기하는 것 외에 다른 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 안에 던져지고 섞어야 내 삶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니까 오히려 평범한 역할을 만났을 때 표현을 못 할 것 같은 우려도 들었고요. 그래서 학교를 제2의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다행히 좋은 교수님들을 만났고 그분들이 저를 더 믿어주고 응원해주시니까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한동안의 이런 평범한 생활은 이번 영화를 하는 데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20대 후반의 여성이 결혼하지 못한 처지에 대해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심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평범한 제 또래 친구들의 결혼하고 싶어하는 욕망은 잘 이해를 못 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 대학교 때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많은 고민을 나누면서 간접적으로많이 알게 됐어요. 그리고 저도 이번 영화를 계기로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됐고요." 연애를 하면서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애태우는 주인공의 모습은 자신과 꼭 닮았다고 했다.

    "연애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어떤 (상대방의) 액션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에요. 마음이 끌려도 시원시원하게 내뱉는 스타일이 아니라 끌려가는 입장이죠. 천성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처음엔 대우받고 연애를 시작하는데 만나다 보면 역전돼 있는 거예요(웃음)." 이상형에 대해서는 "편한 사람, 나를 많이 받아주고 이해해줘서 기댈 수 있는 남자"라고 했다.

    TV드라마 '해신'에서 호위무사 역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그는 앞으로도 액션을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호평받은 드라마 '싸인'처럼 수사물이나 스릴러도 기회만 준다면 다시 해보고 싶단다.

    "아직은 여자가 사건을 따라가는 수사물이 많이 없잖아요. 그런데 한 번 해보고나니 여자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액션이나 몸을 많이 쓰는 역할도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많이 해보고 싶고요(웃음)." 그는 한때 캐스팅됐다가 제작이 무산된 아픔이 있는 영화 '26년'에 대해 덕담을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한혜진이 연기한 저격수 역할에 먼저 캐스팅됐으나 당시 투자자들이 갑자기 발을 빼면서 제작 자체가 무산돼 출연하지 못했다.

    뒤늦게 어렵게 완성된 이 영화는 공교롭게도 이번에 김아중의 신작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경쟁하게 됐다.

    "크랭크인(촬영) 5일 전에 무산됐는데 정말 허무했어요. 이유도 몰랐지만 더 묻기도 어려웠고요. 5-6개월 더 기다렸는데 우리끼리 출연료 안 받고 연극으로라도 하자는 얘기까지 했지만 그럴 수 없었죠. '26년'이 지금 이렇게 나오게 돼서 정말 좋고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