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래퍼 미료(본명 조미혜·31)가 1일 첫 솔로 음반을 냈다.
2000년 힙합 그룹 허니패밀리의 객원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한 지 12년 만이다.
지난달 29일 을지로에서 만난 미료는 "음악을 시작한 지 14년 만에 드디어 '내 음악'을 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브라운아이드걸스로 성공해 돈도 벌고 인기도 누렸지만 가슴 속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구멍 같은 게 있었어요.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음악에 대한 갈증이었죠. '그래, 언젠가는 꼭 해낸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이번에 소원 풀었죠. 하하."
그는 "음반 제작 초기에는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뭐든 재밌기만하더니 마무리 단계가 되니까 슬슬 부담감이 엄습하더라"면서 "이번에 잘 돼야 계속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텐데 큰일이다"라며 살짝 한숨을 쉬었다.
미료의 첫 솔로 앨범은 총 5곡이 담긴 미니앨범이다. 앨범 타이틀은 '미료 a.k.a(as known as의 약자) 조하니(JOHONEY)'. 어떤 뜻인지 물었다.
"'조하니'라고도 불리는 미료, 즉 그냥 '저'에요.(웃음) 제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입니다."
그는 "'조하니'는 내 새 예명"이라면서 "미료라는 지금의 예명은 발음하기 어렵기도 하고 약간은 무책임(?)하게 지은 것 같기도 해 새로운 예명을 만들어봤다"고 소개했다.
"사실 미료는 제 어릴 때 별명이었어요. 성이 조씨이다보니.(웃음) 워낙 친숙한별명인 터라 데뷔 때도 '그래 뭐 미료로 하지'라며 쉽게 결정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외국 팬들이 발음하기 어렵다고 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허니패밀리 출신 조미혜'라는 뜻의 조하니라는 예명을 지었어요. 제 자신과 좀 더 가까운 이름인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예명까지 새로 지으며 심기일전한 그는 첫 솔로 음반에 다양한 음악을 욕심껏 채웠다.
사랑이 식은 연인에 대한 원망을 유머러스한 가사로 풀어낸 타이틀 곡 '더티(Dirty)'는 경쾌한 사운드와 톡톡 튀는 랩이 어우러진 팝-록 스타일의 곡이다.
미료와 함께 허니패밀리에서 활동했던 힙합 듀오 리쌍의 개리와 인디 밴드 칵스가 피처링한 '파티 록(Party Rock)'에는 일렉트로닉, 힙합 듀오 루드페이퍼가 피처링한 '리벤저(Revenger)'에는 묵직한 덥스텝(Dubstep) 사운드를 입혔다.
소녀시대의 써니와 함께 부른 '사랑해 사랑해'는 구슬픈 멜로디의 힙합 발라드다.
"제가 랩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음반 전체를 랩송으로 채우긴 했지만 정통 힙합은 아니에요. 팝-록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듣기 편한 랩을 만들었죠. 제가 요즘 일렉트로니카와 신스팝을 즐겨 듣다 보니 앨범 콘셉트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갔어요."
그는 "강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들을 때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쾌감이 든다"면서 "앞으로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인 곡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팀을 거쳐 허니패밀리·브라운아이드걸스의 래퍼로 가요계를 누빈 미료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꿨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건 열일곱 살 때였죠. 우리나라에서 한참 힙합 붐이 일었을 때였어요. 저도 힙합에 푹 빠졌죠. PC통신 흑인음악 동호회에 가입해 음악을 듣고, 따라부르며 조금씩 힙합에 눈을 떴죠. 자연스럽게 랩을 하게 됐어요."
언더그라운드 힙합 팀으로 활동을 시작한 열아홉 살 미료의 꿈은 솔로 힙합 아티스트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그는 객원 래퍼로 활동하며 세월을 보냈다.
"한 5-6년을 다른 아티스트의 음반에 피처링만 하며 보냈죠.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룹에라도 들어가야겠다, 가서 랩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해서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가 됐어요."
다행히도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실력파 보컬들이 모인 팀이었고, 덕분에 곧 인기 그룹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미료에게는 아직 열아홉 살 때의 꿈이 남아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었죠. 가수로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제가 꿈꾸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전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브아걸'이 성공해서 솔로 음반을 낼 수 있는 기회도 얻었으니."
이번 앨범에 실린 '렛고(Leggo, 'Let go'를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는 바로 이런 사연을 담은 곡이다.
"먹어도 먹어도 난 배고파 / 올라도 올라도 난 외로워 / 내게 바라던 게 이것일까…"로 이어지는 가사에 대해 미료는 "들으면 딱 '브아걸 미료 얘기네' 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웃었다.
미료의 다음 목표는 정통 힙합 앨범을 내는 것이다.
"힙합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통 흑인 음악으로 앨범을 한번 내보고 싶어요. 이번 앨범에는 그런 곡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해보니 너무너무 신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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