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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야생 동물이 도시 생활을 선택하는 이유

야생 동물이 도시 생활을 선택하는 이유
입력 2012-01-18 14:22 | 수정 2012-01-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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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 야생 여우가 자주 출몰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가 기점이 됐다.

    여우는 광견병을 옮기는 매개 동물로 눈총받았지만 바이러스 예방 접종 덕택에 광견병 면역력을 갖게 되면서 '혐오 동물' 신세에서 벗어났기 때문. 여우는 대낮에도 시내 한복판을 돌아다니며 쥐를 잡고 주택가와 공원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먹으며 도시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영국에서는 심지어 도시를 돌아다니는 여우의 모습이 '멋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여우들은 정말로 농촌에서 굶주리며 사는 것 대신 도시에서 배부르게 지내는 생활을 선택한 것일까. 독일의 진화생물학자인 요제프 H. 라이히홀프는 신간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에서 도시가 동식물 생존에 야생보다 더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발칙한' 분석을 내놓는다.

    베를린에만 수천 마리가 살고 있다는 멧돼지도 대표적 사례. 어떤 멧돼지는 도로 교통에도 적응해 빨간불에만 길을 건너갈 정도로 완벽한 '시민'이 됐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멧돼지는 숲에서 도토리와 너도밤나무 열매를 먹고 살았지만 점점 양이 줄어들면서 도시 생활의 '편리함'을 찾아나선 것. 저자는 오히려 농촌이 야생 동물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편다.

    농경지에 지나치게 많은 화학 비료가 투입되면서 점점 동식물의 다양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것. 특히 조류의 경우 독일에서 부화하는 종 가운데 3분의 2가 베를린을 포함한 대도시에 살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저자는 이밖에 인류의 피부색이 서로 다른 이유, 말라리아가 기후 변화에도 기승을 부릴지, 줄무늬가 있는 말이 출현한 과정 등 지구촌 생명체의 진화에 숨겨진 비밀 50여 가지를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낸다.

    박병화 옮김. 이랑 펴냄. 30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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