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진은 강원도 화천 만산계곡 은사시나무 숲에 사는 까막딱따구리의 치열한 둥지 사수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은사시나무 숲은 새들의 주택난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보금자리를 잃은 새들이이곳으로 모여들면서 안락한 둥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수시로 벌어진다.
까막딱따구리 암수가 작년에 지어놓은 은사시나무 둥지는 이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청설모의 차지가 돼버렸다.
둥지를 되찾기 위해 까막딱따구리는 암수가 교대로 둥지 탈환 작전에 돌입한다.
이 와중에 동고비까지 끼면서 쟁탈전은 뜨거워지고 산란이 급한 원앙이 까막딱따구리의 둥지에 알을 낳아버리는 일까지 벌어진다.
결국 까막딱따구리는 다른 둥지를 찾아 번식을 시작했다.
하지만 더 막강하고 난폭한 적들의 침략이 이어졌다.
바로 원앙과 파랑새다.
원앙은 둥지를 제집 드나들 듯 하다 전 둥지의 원앙처럼 산란까지 해버리고 파랑새는 흉악스럽게 공격을 해대며 까막딱따구리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게다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 까막딱따구리 암컷 때문에 육아는 고스란히 수컷의 몫이 되고 말았다.
까막딱따구리 수컷은 새끼를 지키기 위해 밤낮 없이 눈물겨운 투쟁을 벌인다.
아비의 노력으로 새끼는 훌쩍 크지만 또 다른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원앙의 공격으로 새끼의 부리가 휘었던 것. 지칠대로 지친 아비는 부리가 휘고 날지 못하는 자식을 둥지 밖으로 미는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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