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전국민에게 사랑받은 대표적인 댄스를 꼽으라면 단연 박남정의 'ㄱㄴ춤'이다.
TV 속 박남정(45)이 '널 그리며'를 부르며 손을 얼굴에 붙이고 'ㄱㄴ'을 그리면 '와'하는 함성과 함께 객석이 단체로 이 춤을 따라췄다.
박남정이 오는 25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20여 년 만의 단독 공연인 '박남정 디너 콘서트'를 열고 40대 중반의 나이에 추억의 춤을 선보인다.
16일 인터뷰를 한 그는 "1989년, 1990년 88체육관에서 공연을 연 이래 20여 년 만에 내 이름을 건 콘서트를 하려니 긴장되고 부답스럽다"며 "등산을 하며 건강 관리를 했지만 몸이 따라줄까 걱정된다"고 웃었다.
1988년 '아 바람이여'로 데뷔한 박남정은 올해로 가수 생활 23년째. 선명회어린이합창단 활동으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고교시절 춤에 심취했고 MBC 합창단에서 활동하던 중 기획사에 스카웃돼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데뷔 초기 그는 남자 솔로 댄스 가수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다.
"돌이켜보면 그때 인기는 정말 대단했어요. 공개 방송에 가면 팬들의 함성에 제귀가 먹먹했을 정도였고 체력이 강한 편인데도 스케줄에 쫓겨 졸도해 앰뷸런스에 실려가기도 했죠. 또 백화점에 쇼핑을 갔다가 '박남정이 왔다'는 방송이 나오는 바람에 사람이 몰려 도망친 적도 있어요." 그러나 이같은 인기가 오래 가진 못했다.
7집까지 낸 박남정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자연스레 TV와 멀어지며 뒤이은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간간히 TV를 노크했다"며 "경쟁 상대가 없으니안일해졌던 것이다. 또 안주하니 발전도 없었다. 어영부영하는 시기를 보내고 돌아가려니 내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댄스 음악이 발전, 정착돼 그 벽을 넘기 힘들었다. 자존심때문에 굽히지도 못하고 우울한 마음에 가요계와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1980-90년대 자신과 김완선 등의 가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댄스음악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적인 역할은 했다고 자부했다.
아울러 뒤를 이은 지금의 대표 남자 댄스 가수인 비, 세븐 등의 후배들을 볼 때면 무척 부럽다고도 했다.
"후배들이 부럽죠. 저도 건강한 경쟁이 있는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시작했다면 오랜 시간 열심히 갈고 닦았을테니까요. 예전 제가 활동한 TV 화면을 보면 민망하거든요. 하하." 이제 초등학생 두 딸의 아버지인 그는 점차 웅크린 마음을 버리고 세상에 새로이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면서 단독 공연도 열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망가지기도 하고 영화에 카메오로도 출연한다.
그는 "송새벽, 이시영 씨가 주연인 영화 '위험한 상견례'에서 극중 1980년 후반인기 가수 박남정으로 출연한다"며 "40대인 내가 20대의 모습을 재현하려니 힘들다"고 웃었다.
그에게 언제까지 춤을 출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었다.
"앞으로 5년 정도요. 마음 같아선 10년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일단 자중해서 얘기하려고요. 그때 가서 더 출 수 있을 것 같으면 기간을 연장할게요. 하하."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박남정 "40대에 'ㄱㄴ춤' 선보입니다"
박남정 "40대에 'ㄱㄴ춤' 선보입니다"
입력 2011-02-17 07:44 |
수정 2011-02-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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