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가 도심인 데다 주변 다른 건물 풍경과는 달리 외양이 검은색인 까닭에 총리 집무실 앞 대로를차지한 개선문과 더불어 비엔티안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꼽힌다.
탓 담은 'Black Stupa' 즉, 검은 탑이라는 뜻으로 실제 이 탑은 언뜻 보면 온통검은빛을 띤다.
이 검은빛이 원래 탑 색깔인지는 분명치 않다.

검은탑 탓담
원래는 금을 씌웠지만 태국 시암 왕조가 1827년에 침입해 그것을 긁어가는 바람에 검은 탑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지만 사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지난 13일 직접 찾아 본 이 탑의 검은빛은 원래 탑 색깔이라기보다는 매연 같은때가 앉아서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했다.
한 변 대략 15m일 정방형 기단을 마련한 다음 그 위에 2개의 5층짜리 8각 탑신을 얹었으며, 그 위로 상륜부를 올렸다.
현지 답사에서는 이 탑에 대한 어떠한 궁금증도 풀 길이 없었다.
어느 때 어떤 과정으로 누가 건립했으며, 언제 보수나 수리를 했으며, 규모는 어떠한지는 고사하고 탑 이름이 '탓 담'임을 알려주는 문화재 안내판조차 없기 때문이다.
동행한 고건축 전공 김홍식 명지대 교수는 "지금 탑을 보면 (창건 이래) 최근까지 여러 번 손을 댄 것은 분명한데, 곳곳에 박락(剝落. 벗겨지고 떨어져나감) 현상이 심해 보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유산 현황 조사차 이번에 세 번째로 이곳을 찾았다는 보존과학자 김선덕 서진문화유산보존연구소장은 "라오스 문화유산 현장이 대체로 이와 같다고 보면 틀림없다"면서 "수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에도 문화재 안내판이 없고 훼손이 이렇게 심각한데, 지방으로 내려가면 사정이 더 딱하다"고 말했다.

시사켓 사원의 불상
그의 말대로 다른 문화유산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감지됐다.
불교국가답게 비엔티안에는 유서깊고 관광지로도 이름 높은 사찰이 많다.
그중에서도 대통령궁인근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시사켓 사원과 호파케오 사원, 그리고 탓루앙 사원이 특히 유명하다.
이들 사원은 우선 외양만 보면 대단히 잘 정비되고 보존된 듯한 인상을 주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훼손과 파괴의 신음을 내고 있다.
사찰 구역 전체를 통틀어 오직 하나 있는 문화재 안내판에 의하면 시사켓 사원은 1818년에 처음 건립되고 1935년에 재건됐다고 한다.
이 사찰은 우리의 사찰로 보면 금당 정도에 해당하는 중심 건물을 중심으로 그 사방을 빙 둘러 가며 회랑이 있고 그 회랑 안에는 도대체 전체 숫자가 얼마인지도 모를 만큼 많은 불상이 안치된 데다 그보다 숫자가 몇십 곱절 많을 벽감(壁龕) 속에도 무수한 불상이 있다.
재료로 보면 크게 청동, 석재, 목재, 소조의 네 가지로 나뉜다는 이들 불상은 회랑 안이라고 하지만 외부로 그대로 노출된 까닭에 먼지를 수북이 쓴 데다 대부분에서 심각한 박락 현상이 관찰됐다.
주존불일 석가모니상을 안치한 금당 내부 벽면 곳곳에는 아름다운 벽화가 가득했지만, 이 또한 벽면 곳곳이 떨어져 나간 데다, 물감 또한 벗겨짐이 극심했다.
탓루앙 사원 또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사켓 사원의 불상과 불감
이들 미술품 또한 두터운 먼지가 낀 것은 물론이고 지금도 훼손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만한 보존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었다.
이들 현장을 둘러본 보존과학 전공 정광용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만약 우리가 손을 쓴다면 어디에서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 정도로 곳곳에서 보존의 손길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나서든지, 아니면 민간 차원에서든지 단순히 라오스의 유산이 아니라 인류의 문화유산 차원에서 한국이 라오스 문화유산 보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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