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창사 49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동이>가 5부부터 성인연기자들로 변신, 화려한 궁궐생활을 시작했다.
사실 그간 세인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악인으로 대표되는 장희빈이었다.
그 이유는 그간 장희빈을 거친 연기자들은 악날함의 극치를 달리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인기에 밑받침이 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숙종과 인현왕후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장희빈이 아니라 세 여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으나 그 여인들의 암투로 힘겨워했던 숙종의 계보를 짚어본다.

초대 숙종은 1961년 영화 <장희빈>을 통해 등장한 영화배우 김진규였다.
배우 김진아와 김성준의 아버지이기도 한 김진규는 60년대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당대 최고의 감독을 섭렵하던 최고의 흥행미남배우였으며 여인들 속 고뇌하는 임금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1대 장희빈은 김지미 였으며 인현왕후는 조미령 이었다.

2대 숙종은 1968년 제작된 영화 <요화 장희빈>의 신성일이었다.
<요화 장희빈>은 1961년 정창화 감독의 <장희빈>을 임권택 감독이 리메이크 한 작품이자 <장희빈>을 컬러로 담은 첫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최고의 훈남으로 인기를 얻었던 신성일은 우유부단하고 감정적인 숙종을 잘 그려냈다.
2대 장희빈은 남정임 이었으며 인현왕후는 태현실이 맡았다

3대는 1971년 MBC에서 일일드라마로 제작된 <장희빈>의 박근형이었다.
박근형은 김진규와 신성일에 이어 부드럽기보다 강인한 남성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숙종의 모습을 담았다.
아쉬운 것은 그가 출연한 <장희빈>의 단독 컷을 찾을 수 없다는 것.
3대 장희빈은 윤여정, 인현왕후는 김민정이었다.

4대는 1982년 방송되었던 MBC <여인열전>의 유인촌이다.
당시 인현왕후의 역의 이혜숙은 데뷔작이었으며 장희빈 역의 이미숙 역시 거의 초창기 시절이었다.
그는 2007년 10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작품은 자신의 형님이 연출하신 작품으로 방송국에 들어와 10년 만에 형제가 같이한 작품이라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이미숙은 그 해 연기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5대 숙종은 1988년 방송된 MBC <조선왕조 오백년>의 강석우다.
미소년의 향기를 품었던 강석우 역시 강한 인상의 임금이기보다 나약하고 선한 이미지의 왕을 보여주었으며 그간 선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당시 24살의 전인화는 180도 변신을 통해 악날하면서도 표독스러운 장희빈을 담아내며 그 해 연기대상에서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6대 숙종은 SBS 대하사극 <장희빈>의 임호로 당시 신인이었던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며 여인들에 암투에 고뇌하는 임금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한편, 이후 한동안 왕 전문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 작품에 함께 했던 정선경 역시 신인으로서는 파격적인 캐스팅이었으며 표독스럽고 뇌쇄적인 눈빛 연기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마지막으로 사약을 받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 숙종은 2002년 KBS <장희빈>을 통해 열연을 펼친 전광열이다.
전광열은 강석우나 임호에 비해 중량감이 느껴지는 인물로 그간의 보아왔던 부드러운 이미지의 숙종에서 벗어나 더 남성적이면서도 강인한 왕을 보여줬다.
하나 더, 그간 장희빈을 연기했던 여자연기자들이 호평을 받은 데 반해 이 작품에서 장희빈을 맡았던 김혜수는 호평이 아닌 혹평을 받은 유일한 인물.
물론 그해 연기대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그녀는 가장 튼튼했던(?) 그리고 가장 안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던 장희빈으로 기억되고 있다.

8년 만에 그 대를 잇는 <동이>의 숙종 지진희는 그간 우리가 보아왔던 숙종과는 차이가 있었다.
무엇보다 근엄함과 위엄을 살짝 걷어낸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었다고 할까?
물론 그 안에는 명석한 두뇌와 카리스마로 늙은 신하들을 압도하는 젊은 패기가 담겨있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숙종의 첫 등장 이후 “임금님은 늘 무겁고, 근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날려 주신 숙종 임금님, 회가 거듭될수록 새로운 숙종임금님의 매력을 하나하나 보여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우리 역사의 선비나 임금들을 봐서는 숙종이 너무 경망스럽게 묘사되는 것 같아 감동이 떨어진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분명 <동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숙종과는 다른 인물로 그려질 듯 보인다.
그리고 이는 숙종뿐 아니라 장희빈과 인현왕후, 숙빈 최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리라 생각된다.
지진희 역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속에 보이는 허점.
그런 인간적인 모습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숙종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지진희가 그려낼 숙종이 과연 안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터.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간 접하지 못했던 왕의 모습을 담은 <동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2010년 형 숙종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호식 기자| 사진 Tvian DB|사진제공 MBC,KBS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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