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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부터 <혼>까지, 공포 드라마 계보

<전설의 고향>부터 <혼>까지, 공포 드라마 계보
입력 2009-08-04 15:27 | 수정 2009-08-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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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운 여름을 피해 서늘한 기운을 느낀다’라는 뜻의 ‘납량’이 다시금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찌는 듯한 더위 때문일까.



    MBC와 KBS가 8월 무더위를 맞아 납량특집 미니시리즈 <혼>과 그 이름도 친근한 <전설의 고향>으로 맞대결에 나섰다.

    <전설의 고향>은 슬래셔 무비와 엽기 연쇄살인 무비로 공포라는 공포는 다 맛본 요즘 세대 시청자들에게 ‘전통’이라는 친근함으로 다가가고 있으며, <혼>은 <거미> 이후 MBC에서 14년 만에 특별 제작한 납량특집 미니시리즈라는 것 때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전의 히트와 숱한 화제를 뿌린 이 94년 작으로 <거미>보다도 이전 작품이니 벌써 15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올 것 같지만 또 그렇지만도 않은 공포 드라마.

    공포 영화는 매해 10여 편에 가깝게 개봉되지만 심의 때문에 자극적인 장면을 제작하기 어렵다는 드라마의 속성과 안방극장의 벽 때문에 방송사에서는 선뜻 납량특집을 제작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8월 5일부터 ‘19세 이상 관람’ 판정을 받은 <혼>이 방영된다.

    기대도 크지만 그동안 어떤 공포 드라마들이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KBS <전설의 고향>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방영을 기다리고 있는 <전설의 고향>의 역사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1977년 첫 전파를 탔을 당시 우물에서 귀신이 튀어나오는 장면에 놀라 우는 시청자들까지 있었다는 <전설의 고향>은 한국에서 전래되는 구전을 소재로 한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세대를 초월해 추억으로 공존한다는 <전설의 고향>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를 배우만 바꿔 리바이벌 하다 보니 ‘구미호’ ‘열녀문’ ‘내 다리 내놔’ 등의 낡은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식상하게 느껴진다는 약점 또한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2009 <전설의 고향>에서는 ‘혈귀’ ‘목각귀’ ‘정여립 사건’ 등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MBC < M >



    “난 마리가 아니야. 난 엠이야.” 음성변조와 초록색 눈동자가 큰 유행이 되어 방송가에 빼고는 패러디할 게 없다는 속설까지 돌았던 1994년.

    <마지막 승부>의 청순한 다슬이 심은하가 ‘마리’ 역할을 맡았는데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녀는 최고의 호러퀸 자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메디컬 스릴러’라는 낯선 장르와 낙태된 남성의 원혼이 여성의 몸을 빌려 복수한다는 소재, 바이러스로 피부가 벗겨지는 장면까지 가감 없이 보여줬던 은 시청률 50%를 넘나들었는데, 이는 M의 원혼이 사람들의 육체를 옮겨갈 수 있다는 파격적인 스토리 진행이 한몫했다는 평이다.

    ‘내 영혼이 아파오네~’ 음산한 주제가는 지금 들어도 온몸이 오싹해지는데 가끔 케이블에서 해주는 재방송으로 을 보면 그때는 무서워서 혼자 화장실도 못 가게 하던 M 목소리가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은 마리와 M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던 심은하의 연기와 악역 프롬 박사에게 바이러스 혈액을 투약하는 과정이 명장면으로 뽑히는 납량특집계의 불후의 명작임에는 틀림없다.

    MBC <거미>



    95년 작으로 배우 이승연이 ‘미치코’와 ‘주리’라는 1인 2역을 맡아 열연한 드라마.

    94년 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다음 해에도 어김없이 제작된 MBC표 납량특집이다.

    유전공학으로 인간의 피를 가진 살인 거미가 탄생되어 신흥종교집단의 살인무기로 이용된다는 내용인데 만큼 대단한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한동안은 집 안에 평범한 ‘거미’만 봐도 무서워 쉽게 죽이지 못했다는 시청자도 많았다.

    특히 이 마리 주변의 인물과 자신을 죽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를 한 것에 반해 <거미>의 살인거미는 조종에 의해 아무나 죽였기 때문에 ‘죄가 없어도 살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과는 다른 재미를 주었다.

    SBS <납량특선 8부작>



    SBS에도 납량특집은 있었다.

    1999년 방영됐던 드라마로 송혜교, 이나영, 이정현, 이은주 등 지금 봐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는데, 톱스타들의 풋풋한 신인 시절을 볼 수 있다.

    특히 ‘스티커 사진’ ‘성형’ ‘왕따’ 등 10~20대들이 공감할 만한 익숙한 소재로 공포를 재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인데, 1회 ‘어느 날 갑자기’ 편에서는 친구들끼리 찍은 스티커 사진에 ‘귀신’의 모습이 찍히고 이후로 스티커 사진 속 친구들이 하나둘씩 죽어간다는 오싹한 내용을 담고 있다.

    ‘스티커 사진’에 찍힌 귀신 역할로 ‘이나영’이 출연했는데 그녀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큰 눈에 담은 원한이 대사 없이도 귀신 역할을 효과적으로 연기해냈다는 평을 들었다.

    KBS < R.N.A >



    2000년 KBS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현대 배경의 납량특집 드라마다.

    세 명의 친구라는 구도와 한 명에게 갑자기 생긴 기묘한 능력.

    언뜻 보기에도 의 향기가 풍기지만 ‘원조 교제’ ‘성폭행’이라는 소재로 시청률과 상관없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뇌에 두 명의 인격이 심어져 3중 인격을 갖게 되는 극중 ‘세미’ 역에는 배두나, 가난 때문에 원조교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지’ 역은 김효진이 맡았다.

    배두나에게 인간 개조 실험을 강행해 2명의 RNA를 심는 일본 무라카미 박사와 다른 인격 때문에 파괴적으로 변하는 주인공의 스토리는 의 표절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RNA’는 한글 자판으로 치면 ‘꿈’이 된다 하여 RNA가 생화학에서의 리보핵산과 꿈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김송희 기자 | 사진제공 MBC, 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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