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 스타들이 아시아 각국을 제집 드나들듯하며 활동하고 있다. 연예인의 활동에 국경이 없는 시대가 됐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스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던킨도너츠 등의 CF로 얼굴을 알린 일본인 배우 오타니 료헤이(29)는 국내 안방극장에서는 흔치 않은 일본인이지만 그는 자신을 '한국 배우'라고 말한다. 국적을 떠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배우의 한 사람으로 봐달라는 말이다.
"제가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에 온 배우도 아니고 데뷔부터 한국에서 했기 때문에 저는 일본 사람이지만 한국 배우, 한국 연예인입니다."
현재 그는 KBS 1TV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에 일본에서 온 모델 지망생 히로 역으로 출연 중이다.
일본인에 대한 편견을 딛고 한국에서 모델로 성공하기를 꿈꾸는 인물로, 모델 에이전시의 팀장인 유지수(박혜원)와 한일 커플이 된다. 실제로 한국에서 CF모델로 데뷔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캐릭터다.
2006년 MBC 주간시트콤 '소울메이트'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SBS 4부작 드라마 '도쿄, 여우비'에 출연했다. 지금까지 주로 모델로 활동한 그는 국내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고 '집으로 가는 길'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일본 활동을 고민하다가 한국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미리 계획한다고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특별한 감정이 있고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일본에 돌아가겠지만 제2의 고향 같은 나라가 생겼다는 게 좋아요."
국내 인기를 등에 업고 일본에 건너간 한류스타들과 달리 오타니 료헤이는 타국에서 바닥부터 한 계단씩 성장해 가고 있어 어려운 점이 없을 리 없다.
역시 가장 큰 장벽은 언어. 한국에서 생활한 지 4년이 넘은 그는 한국어로 일상 생활에 불편이 전혀 없을 정도지만 아직 발음이 완벽하진 못하다.
"이번 역할은 한국에서 사는 일본인이기 때문에 언어가 서툴러도 오히려 자연스러워요. 일본사람이니까 이런 역할을 더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 배우'로서는 좋은 조건이죠. 언어 때문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지만 플러스가 될 수도 있잖아요."
외국인, 그중에서도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의 감정도 그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저로서는 정말 좋은 기회이고 히로를 통해 일본에도 괜찮은 친구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배우가 많지 않으니까 제가 더 부담도 되고 그만큼 이번 역에 보람도 있는 것 같아요."
최근 한국에서 다니엘 헤니, 데니스 오 등 한국계 혼혈스타들을 비롯한 해외파의 활약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오타니 료헤이 역시 CF모델 출신다운 세련된 이미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CF모델'의 멋진 이미지를 원하지 않았다.
"저도 CF 출신이어서 깔끔하고 멋진 젠틀맨 이미지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까지 그렇게 가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분위기도 아닌 것 같고요. 부드럽기도 하고 터프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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