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이 이미 1837년 진화론을 확신하고서도 1858년 자연과학자이자 탐험가인 알프레드 러셀 월러스의 편지를 받고서야 세기적 역작 '종의 기원' 책을 출간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학자들은 다윈이 책 출간을 무려 20여 년이나 늦춘 이유에 대해 이런 저런 추리와 해석을 붙여왔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로부터의 박해나 권력자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할 것을 두려워해 생명체가 진화한다는 엄청난 사실을 알면서도 오랜 기간 발표를 미뤄왔다는 주장들이 그것이다.
'오랜 기다림(the long wait)'이라거나 '다윈의 꿈뜸(procrastination)' 또는 '다윈의 지체(delay)' 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다윈 연구의 권위자이며 '컴플리트 워크 오브 찰스 다윈 온라인' 운영자인 존 반 와이헤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8일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확신으로부터 종의 기원 책이 출간되기까지 20여 년이 걸린 것은 단지 방대한 자료를 꼼꼼히 정리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이날 보도했다.
종교적 또는 정치적 이유에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와이헤 교수는 이날 '로열 소사이어티 학술지'에 게재한 글에서 "지금까지 알려져 온 것과 반대로 다윈은 진화론 또는 돌연변이설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20여 년간 비밀로 해 온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와이헤 교수는 다윈의 편지와 그의 논문들, 그를 아는 이들의 글을 토대로 다윈의 부인과 아버지, 형, 자녀들은 물론 수십 명에 달하는 친구 및 학자들이 이미 그의 진화론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윈은 물론 자신의 진화론이 어떤 이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으로 여겼고 이미 당시 다른 이들과의 대화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이런 사실이 그가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데 대해 매우 겁을 냈다거나 수십 년 동안 그것을 비밀로 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와이헤 교수는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여행하면서 발견한 수십 종의 생물에 관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정리해야 했다고 말했다.
다윈은 매우 꼼꼼했고시간을 많이 소비하면서 체계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와이헤 교수에 따르면 다윈은 이미 1840년께 돌연변이설에 관한 대강의 자료를 정리한 뒤에도 진화론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으며 건강이 나빠져 은퇴한 뒤인 1850년에도 복잡한 자료들을 검토했고 마침내 1853년 10월 그는 "한두 해 안에" 자신의 종에 관한 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1858년 봄까지 다윈은 훗날 종의 기원에 들어갈 주제들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0여 개 장을 완성했고 그 해 6월 월러스 박사의 운명의 편지가 도착했으며 그 편지 속에는 다윈의 생각과 놀라우리만큼 비슷한 내용이 들어 있어 다윈은 책 출간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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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다윈 '종의 기원' 출간 늦어진 이유
다윈 '종의 기원' 출간 늦어진 이유
입력 2007-03-28 17:22 |
수정 2007-03-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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